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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은 게임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첫 개발일지(바로가기링크)에서 이야기 했듯
픽셀건마스터의 시작은 매우 간단한 오락실 게임이었다.
그렇다, 세계관 따위가 있을리 만무하다.
물론 슈퍼마리오1 수준의 스토리 흐름 정도는 있었지만,
세계관이라고 거창하게 칭할만한 것이 없었다.
우리는 여기서 큰 실수를 저지른다.
세계관을 건너뛰고 일단 개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사실, 오늘의 주제인 게임의 세계관 설정하기는
픽셀건마스터 개발 전반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삽질과 고민들이 있었다.
오늘은 그 여정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0 사건의 발단 : 세계관? 나중에 정하죠
우리는 게임의 핵심 매커니즘을 정해두고 세계관에 너무 큰 고민이 있었다.
엔터 더 건전과 유사한 스토리로 가버리면
총 이라는 핵심주제와 던전, 스토리까지 겹쳐버리기에
아류작 취급을 받을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게임학과 교수님과
수많은 작가분들에게 조언구하기를 몇달
우리는 최악의 선택을 해버린다.
바로 메인 컨셉만 정하고 디테일한 세계관은 건너뛰어 버린다.
후술하겠지만, 이 선택으로 인해 우리는
프로젝트 중간에 모든 아트워크를 폐기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가 정한 메인컨셉은
1. 중세 판타지, 2. 악마 였다.
대략 판타지 세계관의 환생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악마의 저주를 풀고 공주를 구하기 위해
던전에 들어간다는 스토리였다.
얼마나 간단했는지 3줄 정리로 대부분의 스토리가 요약된다;;
#1 사건의 전개 : "우리 게임 컨셉을 모르겠어요!"
그렇게 얼렁뚱땅 세계관을 넘어가고도 처음 몇달은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처음에는
게임의 전반적인 코드구조를 재정비하고
전체적인 기획서를 마무리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문제는 본격적인 그래픽 리소스를 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명확한 세계관이 없는 게임에서 그래픽을 그리라는 것은
레퍼런스를 하나도 주지 않고
"화려한테 수수하게, 모던하면서 앤틱하게 해주세요."
라는 요구와 같다.
심지어 게임이 어두울지, 밝을지 조차 정해지지 않았고
그렇게 빨리빨리에 미쳐있던 우리는
깊은 논의없이 "악마니까 어두운 게임" 이라는 결정을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캐주얼을 지향하는 로그라이트게임에서
소울류 마냥 어두운 컨셉을 선택한 건
말도 안되는 판단미스였다.
#2 사건의 위기 : "소울류에요? 뭐이렇게 어두워.."
그렇게 어영부영 진행을 하면서도
놀랍게 리소스는 너무 잘 나와주고 있었다.
리소스가 중구난방하지 않고
악마와 어두운 컨셉으로 무난하게 제작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다.
아... 이거 너무 어두운데....
준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 매력적이기엔
너무나도 어둡고 어려워보이는 GUI 였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우리의 몹쓸 고집이 시작된다...
우리는 꽤 최근까지
이 분위기를 고집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걸 엎으면 모든 아트워크가 날아간다는 것을 알기에
다함께 "고집"을 부린 것이다.
우리는 게임 제작의 중간쯤부터
전북글로벌게임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었고
중간발표를 앞두고 있었기에
그래픽을 갈아엎는 다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나도 큰 선택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중간발표를 하게 되고,
뼈를 맞는다.
심사위원분들 모두가 게임에 대한 이해가 깊고
내가 만나본 그 누구보다 전문가였다.
그분들은 전문가 답게 우리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게임이 캐주얼 로그라이트라고 했죠?
근데 왜 이렇게 어두워요? 난 소울라이크 게임인줄 알았네..
그렇게 우리는
수려한 픽셀 그래픽이라는 칭찬은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그래픽 "보완" 판정을 받는다.
#3 사건의 절정 : 모두 파기시켜, 초심으로 돌아간다
우리 세계관 정합시다.
수긍하는 사람도 있었고,
갑작스럽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심사위원 분들의 평가가
우리가 생각한 문제와 같다.
이건 선택이 아니었다.
이걸 고치지 않으면 우리 게임에 미래는 없다.
그렇게 바쁜 일정에
꽤 긴 시간을 투자해서
우리는 스토리 재정비에 들어갔다.
우리만의 특징을 잡자.
악마의 저주? 흔했다.
중세 판타지? 더더 흔했다.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던전에 목숨걸고 들어간다는 서사도 너무 빈약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공주 구하기라니. 아침 드라마도 이것보다는 다이나믹하다.
그렇게 우리는 장장 4시간이 넘는 회의동안
회의실 벽면을 꽉 채우고도 부족할 정도로 마인드 맵을 그려갔다.
사실 세계관을 정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다.
판을 깔아주니
다들 마음 속에 품고있던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드워프와 인간의 전쟁"
"종족간의 차별"
"총이 가지는 의미"
"악마의 목적"
"던전의 생태"
그리고 주인공의 이야기까지
그렇게 우리는 점차 지금의 픽셀건마스터의 전신을 그려갔다.
출시를 3달 앞둔 시점이었다.
#4 사건의 결말 : 이게 우리가 원하던, 캐주얼 로그라이트 슈팅게임
우리가 만든 모든 아트워크는
"나중에 쓸 아트워크" 폴더로 옮겨졌다
그렇게 잠시 슬퍼하는 시간을 가진 아리스는
다시 힘을 내서 작업에 돌입했다.
새로 합류한 금손 제임스까지 있기에
다시 한번 우리는 퐈이팅 넘치게 시작했다.
사실 말은 이렇게 담담하게 하지만
마감기한이 촉박하고,
그 사이에 마케팅까지 해야하기에
미친 듯이 갈려나가면서 진행했다
그렇게 맨 처음 리워크 된 건
우리의 주인공!
그래 이게 우리가 원하던 거지!
이제 진짜 시작이다
그렇게 우리는
프로젝트의 갈피를 다시한번 재정비하고
다시 "재미있는 게임" 이라는 목표를 향해 정진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픽셀건마스터는
정식출시까지 1년이 더 남은 게임이다.
그만큼 만든 것보다 만들어야할 것이 더 많다.
이번 텀블벅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성장을 함께 해줄 유저를 만나고 있다.
누군가 우리의 게임을 사랑해주고
잉태부터 함께 해준다는 것은
참 가슴벅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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